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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화학공장 만들기 2%의 노력…김동남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장 Writer : admin 2018-10-31 18:18 HIT 6653

우리 몸의 약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듯이 우리 생활에 쓰이는 물품의 70% 이상이 화학제품이라 한다. 아침에 일어나 치약으로 이를 닦고,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된 식재료를 도시가스로 조리해 먹는다. 폴리에스테르 원단으로 만든 옷을 입고, 정유회사가 생산한 기름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로 출근해서 책상위의 키보드를 두드린다. 친구와 통화하는 휴대폰 역시 소재 대부분이 화학제품이다. 마치 애벌레가 고치 속에서 생장하듯 현대 생활은 화학제품의 거대한 인프라 속에서 영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밀접성에도 불구하고 화학공장 하면 화재·폭발, 가스누출 등 위험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연상된다. 그동안 보도를 통해 또는 직접 체험함으로써 화학공장 사고 피해의 심각성이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몇몇 화학사고를 돌이켜 보면 이런 인식이 오히려 자연스럽기도 하다. 1976년 이탈리아 세베소의 농약제조회사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이 누출돼 여의도 면적의 6배에 해당하는 1800ha의 토양이 다이옥신에 오염되었고 지금도 세베소 시 전체가 폐쇄된 상태다.

 

1984년에는 인도 보팔의 유니온 카바이드사 공장에서 독성물질이 누출되어 250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뿐만이 아니다. 1989년 여수산단내 석유화학공장 폭발사고는 2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공장시설이 전파되는 피해를 남겼다. 또 1994년 아현동 도시가스 저장소 폭발로 12명이 사망하고 그 일대가 아수라장이 된 적이 있다.

 

화학공장 사고는 대형 재난으로 이어져

 

최근 들어 화학공장이나 설비에 의한 사고로 근로자나 인근 주민이 다수 사망하거나 심각한 재해를 야기한 중대산업사고가 감소 추세에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우리 화학공장·설비가 안전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화학공장은 여러 복잡한 공정과 설비가 배관으로 연결되어 한 지점에서의 사고가 다른 지점으로 연결·확산되기 쉽다. 사용물질도 폭발성·유독성이 강해 공장·설비 규모에 관계없이 작은 실수도 큰 피해를 초래한다.

 

따라서 화학공장 또는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이러한 화학사고의 특성을 감안하여 개개의 설비·공정에 대한 단편적 점검이 아니라, 특정 화학물질을 일정량 이상 사용하는 사업장에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이 ‘공정안전관리제도’(Process Safety Management; PSM)이다.

 

PSM은 영국 픽스보로(Flixborough)의 사이크로헥산 누출·폭발사고(1974년), 이탈리아 세베소의 다이옥신 누출사고(1976년), 인도 보팔의 독성물질(MIC) 누출사고(1984년), 멕시코시티의 LPG 폭발사고(1984년) 등 일련의 대규모 참사를 지켜본 선진국들이 화학공장의 근원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고안한 산물이다.

 

1980년 독일이 연방누출방지법(BimschG)에 주기적인 공정안전보고서 제출·심사를 의무화하였고 이어서 영국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였다(CIMAH Regulation). EU는 1982년 중대산업사고예방 EC협약(세베소 지침Ⅰ)을 제정한 후 1997년 정량적 위험성평가를 강화한 세베소 지침 Ⅱ를 시행중이며, 미국 또한 1992년 연방 산업안전보건법(OSHAct)에 이를 규정함으로써 PSM은 화학공장 안전관리를 위한 필수적, 보편적 제도로 정착하기에 이르렀다.

 

PSM 대상 유해물질 21개 뿐

 

우리나라도 1995년 1월 ‘산업안전보건법’에 공정안전보고서 제도를 신설하여 원유정제, 비료, 농약원제 등 7개 화학업종과 염소, 수소, 암모니아 등 21개 유해·위험물질을 일정량 이상 취급하는 사업장에 적용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공정위험성 평가, 설비의 점검·보수, 작업 근로자 교육, 사고시 비상조치 계획 등을 작성한 공정안전보고서를 노동부(한국산업안전공단)에 제출하여 심사를 받고, 노동부는 일정 주기로 그 이행여부를 점검하여 미비사항을 보완토록 함으로써 화학공장·설비의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제도의 취지이다.

 

2006년 6월 현재 노동부는 764개 PSM 사업장을 관리하는데 이 중 안전관리 수준이 불량한 사업장은 연 2회 이상 집중적으로 지도·점검을 하고 있다. 나머지 사업장도 안산, 울산, 천안, 여수 등 화학공장 밀집지역에 설치된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화학공장·시설의 안전 수준이 괄목할 만큼 향상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데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처음 도입된 PSM 제도의 영향이 컸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화학공장·설비에 대한 안전관리 시스템은 몇 가지 개선할 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현행 PSM 대상 물질의 종류와 규제 수량이 선진국 수준에 미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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