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들은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에 비해 5.0% 증가한 78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같은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9.9%에 비해 둔화된 것이다. 산업은행은 18일 국내 83개 업종 약 3600개 주요 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제조업의 설비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IT산업의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올해의 7.4% 증가에 비해 크게 떨어진 0.1%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IT산업은 반도체, LCD 및 통신기기 부문의 신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집중으로 제조업 총투자의 46.2%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으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돼 올해 2.0% 감소한 데 이어 내년에는 5.4%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비IT산업의 내년 설비투자는 올해 대비 5.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최근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인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내년에도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비제조업의 설비투자는 금년대비 12.4%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발전부문의 투자확대로 전기업종은 올해에 비해 23.1%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통신업은 신제품 공급을 위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투자를 중심으로, 유통업은 점포 신증설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결과 기업규모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설비투자는 둔화된 가운데서도 증가세(1.3% 증가)가 유지되는 반면 중소기업은 -16.7%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대기업은 설비투자 자금을 주로 내부자금을 통해 조달한 반면 중소기업은 은행 차입에 여전히 의존하는 등 자금조달에서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또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양극화도 여전했다. 매출액 중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수출기업의 설비투자는 1.1%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수출비중이 50% 미만인 내수기업의 설비투자는 내수회복 지연으로 금년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들의 투자계획을 동기별로 살펴보면 생산능력 확충투자가 총 투자대비 68.6%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능력 확충투자중 신제품 생산설비의 비중이 31.1%로 금년대비 0.3%p 상승한 반면 기존설비 확장 투자 비중은 37.5%로 금년대비 0.7%p 감소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신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가 자동차, 통신기기, 반도체, 섬유, 정밀기기 등에서 활발할 전망이며 기존 설비 확장 투자는 정유, 기계,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에서 활발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개발 투자비중은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전년 대비 0.2%p 하락해 4.2%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구개발 투자가 활발할 업종은 통신기기, 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등이었다. 제조업체들은 설비투자 자금의 79.3%를 내부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외부자금중에서는 직접금융의 비중은 상승하는 반면 금융기관 차입 등 간접금융 비중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의 설비투자 계획이 올해보다 감소하거나 없는 기업들은 설비투자의 애로사항으로 수요부진, 기존 설비과잉, 수익성 저하, 자금 조달난 등을 지적했다. 산은 송정환 경제연구소장은 "내년 국내 주요기업의 설비투자는 증가세가 유지되지만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신성장산업의 육성을 통한 투자수요 창출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씨스켐닷컴(2005-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