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오는 2010년까지 연구개발(R&D)에 47조5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이를 위해 매년 6000명씩 모두 3만명의 연구 인력도 새로 뽑는다.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그룹 출범 이후 사상 최대다. 삼성은 8일 경기도 용인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5 삼성 기술전]을 개최해 이 같은 중장기 연구개발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이 이날 내놓은 투자계획을 보면, 오는 2010년까지 전자기계와 화학분야의 [차세대 성장엔진]에 4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연구 인력도 매년 6000명씩 새롭게 뽑아 차세대 기술 혁신과 원천 기술 확보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 같은 투자가 마무리될 경우, 2010년에는 차세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이른바 [돈이 되는] 세계 1위 상품이 현재 21개에서 50개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연구개발 쪽에서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투자된 금액이 24조6000억 원"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 투입될 47조5000억 원의 투자규모는 그룹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이며,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나 IBM, 노키아 등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이 이번 발표에서 집중 투자하기로 한 분야는 전자, 기계, 화학분야 등 차세대 성장엔진부문이다. 특히 고용량 메모리를 비롯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디지털TV, 차세대 프린터, 시스템 LSI, 차세대 대용량 저장장치, 에어 컨트롤 시스템, 에너지, 광원, 고부가가치선박, 정밀 광학기기, 전자재료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고용량 메모리,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디지털TV 등 이미 세계 시장을 선점한 사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이들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 방침은 이미 지난 3일 삼성전자의 [애널리스트 데이]에 참석했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밝힌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분야는 기술의 변화와 부가가치 창출 잠재력, 시장경쟁 우위 가능성, 고용창출 효과 등이 큰 분야"라며 "향후 삼성이 먹고 살 수 있는 새로운 원천이 되기 때문에 핵심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또 기술투자 이외에 협력업체들과의 동반 성장과 산학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모두 5조2000억원이 들어간다. 협력업체 기술 향상에 1조2000억원, 국산화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 투자에 1조500억원 등이 투입된다. 삼성의 연구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은 왜 나왔을까.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기술 경영]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과거 조립과 생산 효율만을 추구하던 시절에서 기술혁신과 원천기술 확보가 해당 기업의 경쟁력에 매우 중요하다고 삼성은 판단하고 있다. 이날 기술전에 참석한 이윤우 삼성그룹 기술총괄 부회장은 "21세기는 혁신 기술로 시장을 창출하고, 주도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삼성이 앞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남기 위해선 연구개발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최근 삼성 [X파일]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로의 지배구조 논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연구개발 투자 이외 삼성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한 점이나, 중소업체에 대한 기술개발과 산학협동을 위해 5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나선 점 등이 그렇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여러 지원이 있었다"고 전제하고 "연구개발투자 확대와 함께 이들 중소업체의 기술개발과 인력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기술전에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 부회장을 비롯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윤우 기술총괄 부회장과 그룹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씨스켐닷컴(2005-11-08) |